몇 해 전, 특정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을 책임지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저는 동업자와 손잡고 콘텐츠 전략을 구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상대측에서 계약을 해지하고 비슷한 업종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설마 큰 문제가 되겠어?”라고 넘겼는데, 정작 문제는 계약서에 담긴 경업금지의무위반 조항이었다.
당시 저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로부터, 비슷한 갈등을 겪고 큰 손해를 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중 한 지인은 공동 창업 파트너가 기술 자료와 거래처 정보를 그대로 가지고 나가, 똑같은 성격의 사업을 시작해 버렸다는 일을 털어놨다. 제가 직접 마주한 상황과도 겹쳐서, ‘이 문제가 생각보다 흔하구나’ 하는 걸 실감했다.
[2. 물품대금소송과 얽히면서 알게 된 복잡성]
민사 분쟁을 접하다 보면 물품대금소송 같은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절차도 예기치 못한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제가 담당했던 기업 중 하나는, 초창기에 납품업체와의 금전 문제로 물품대금소송을 준비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합의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서로의 계약 내역을 뒤지다가 경업금지의무위반 조항을 걸고넘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당황해하면서 “단순히 대금 못 받은 것만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동업자가 경쟁업체로 넘어가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후기를 전해 줬다. 저는 그 갈등을 지켜보면서, 경업금지 조항이 촉발하는 문제는 결코 단일 요소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체감했다.
[3. 누수소송변호사, 엉뚱한 연결고리]
한편, 전혀 무관해 보이던 누수소송변호사 이야기가 제기된 적이 있다. 건물 하자 보수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가 “이 건물에 입주한 회사들이 서로 간 경쟁 우려로 경업금지 계약을 더 철저히 적용한다”는 사례를 조사했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저는 “건물 하자 문제와 경업금지가 어떻게 연결되지?”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입주 기업들 간 협약이 복잡했고, 임대차 계약서에 유사 업종 입주를 제한한다는 항목이 숨어 있었다. 이후 일부 업체가 해당 계약서 조항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업금지의무위반 문제까지 대두됐다는 후문을 들었다.
[4. 소액청구소송과 계약무효확인소송을 동시 경험하다]
소액청구소송은 적은 금액을 둘러싼 분쟁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적으로 커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일으키곤 한다. 한 마케팅 의뢰 업체가 사소한 비용 청구 문제로 소액청구소송을 예고했는데, 상대측에서 “계약 자체가 무효다”라며 계약무효확인소송을 맞불로 제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양쪽 대표가 모두 얼굴을 붉히며 각자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 과정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경영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졌던 기억이 난다. ‘작은 갈등이 이렇게까지 번져나가는구나’ 하고 놀랐지만, 마케터로서 광고·홍보 자료를 만들 때도 ‘이 계약이 유효한지, 경쟁 업종과의 분쟁 여지가 없는지’ 등을 더 신중하게 점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5. 임금체불민사소송과 경업금지 쟁점의 충돌]
임금체불민사소송 상황을 목격한 적도 있었다. 당시 고용주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못했는데, 몇몇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할 생각을 언급했다가 경업금지 조항을 들며 간섭받은 사례였다. 고용주는 “급여가 밀린 건 사실이지만, 중요한 내부 정보를 가진 사람이 같은 업계로 넘어가는 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직원들은 “체불된 임금을 해결해 줘야 할 의무를 먼저 다하라”고 맞섰다.
양쪽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마케터 역할로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판단이 들었고, 고용주의 입장과 직원들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 중간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실제로 그 과정에서 누가 더 옳은지는 접어두고, ‘계약서상 의무를 준수하고 오해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결론]
위 사례들을 돌이켜 보면, 경업금지의무위반 문제는 생각보다 다양한 분쟁과 연결되어 있었다. 물품대금소송, 누수소송변호사, 소액청구소송, 계약무효확인소송, 임금체불민사소송처럼 분쟁의 형태가 달라도 결국 경업금지 조항이 등장하면서 새롭게 갈등이 가중된 경우가 많았다. 고객사나 동업자 간 계약서를 철저히 살펴보고, 사전에 의무 조항을 이해하는 것이 분쟁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점을 체감했다.